끌 어 당 김 의   그 림 자   ·   3 / 3

잃을 것이 두려운 사람들

받기 직전에 손이 멈출 때

오래 만난 두 사람이 결혼 직전에 헤어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 옆에서 보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한 사람이 마지막 순간에 발을 빼면서 그렇게 된다.

아는 한 사람은 결혼식 두 달 전에 그렇게 했다. 만 6년을 같이 보낸 사람이 있었고, 양쪽 가족도 좋아하던 사이였다. 어느 날 갑자기 본인이 "아무래도 못 하겠다"고 말했다. 이유를 물어도 잘 설명하지 못했다. 그저 "이 사람이랑 결혼해서 살아갈 내가 그려지지 않는다"고만 했다.

1년쯤 지나 그가 그때 이야기를 다시 했다. 그때 무서웠던 것은 결혼 자체가 아니었다고 했다. 결혼한 뒤에 자기 안에서 사라질 어떤 부분이 무서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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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다는 건 가지는 일이기만 한 게 아니다

좋은 일이 가까워질 때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손을 거두는 일이 있다. 본인은 보통 "지금은 좀 아니다"라고 정리하지만, 그 결정의 깊은 곳에는 다른 감각이 있다. 받으면 동시에 잃어야 하는 것이 있다는 감각.

결혼식 직전에 발을 뺀 그는 결혼하면 자기 안의 어떤 자유로움이 사라질 거라는 직감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그 자유로움은 본인이 별로 누리지도 않던 것이었다. 6년 동안 한 사람을 만나면서 이미 거의 정리된 상태였으니까. 그래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두려웠던 듯하다. 가지지 않으면 잃을 일도 없다는 계산을 무의식이 마지막에 한 셈이다.

이 일은 결혼 같은 큰 사건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좋은 제안이 왔을 때, 누군가 자기를 도와주려고 할 때, 자기가 정말 원하던 것이 손에 잡힐 것 같을 때, 사람은 종종 마지막 한 발에서 멈춘다.

잃을 것의 정체

그 잃을 것의 정체를 들여다보면 보통 두 가지 무게가 섞여 있다.

하나는 지금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다. 자기가 지금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금의 자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사람은 의외로 잘 안다. 그 위치에서 한 발 나가면, 응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거리를 두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혼 직전 그가 두려워한 것 중 하나도 이것이었다. 결혼하고 나서 가족 안에서 자기 위치가 달라질 거라는 예감.

다른 하나는 자기에 대한 오래된 정의다. 30년 동안 "나는 그런 곳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자기를 정의해왔다면, 좋은 것을 받는 순간 그 정의가 깨진다. 새 정의를 만들어야 하는데, 30년 동안 익숙해진 정의보다 새 정의가 더 불편하다. 그래서 익숙한 부정적 정의를 지키려고 좋은 일을 거절하는 일이 일어난다. 본인은 그것이 자기 보호인지 모른다.

적어보면 작아진다

결혼식 두 달 전, 누군가 그에게 "잃을 것 같은 게 무엇인지 한 번 적어볼래요"라고 물었다면 어땠을까. 그는 적다가 멈췄을지도 모른다. 정말 잃을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보였을 수도 있고, 진짜 잃을 것이 무엇인지 더 분명해져서 다른 결정을 했을 수도 있다.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은 안에 있을 때 막연하게 커진다. 자기 안에서 그 감각은 부피 없이 무게만 가지고 있어서, 정확히 무엇을 잃을지 모르는 채로 "잃을 게 너무 많다"는 느낌이 든다. 사람은 그 무게에 눌려 손을 거둔다.

그 두려움을 글로 한 줄씩 적어보면 일부는 작아진다. "사실 그건 잃어도 괜찮은 거였네"라는 감각이 온다. 또 일부는 진짜 큰 손실로 또렷해진다. 그건 정직하게 받아들이고 결정하면 된다. 잃지 않으려고 받지 않을 것인지, 잃을 것을 알고 받을 것인지. 어느 쪽이든 의식 위에서 내린 결정이지, 무의식이 끌고 간 결정은 아니다.

그 사람은 그 뒤로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 지금은 아이도 있고 잘 지낸다. 그때 그 결정이 본인에게는 맞았던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래도 가끔 그는 말한다. 그때 자기가 거절한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변화 자체였다고. 변화 앞에서 손을 거두는 자기 패턴을 그때 인식하지 못했다면, 다음 인생에서도 같은 모양으로 손을 거뒀을 것이라고.

끌어당김 진단의 자유 문항은 이 지점을 묻는다. "이 목표가 이루어졌을 때 잃거나 바뀌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거기에 한 줄 적는 것만으로도, 안에서 보이지 않던 것이 밖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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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지 않은 결정도 결정이다.